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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를 문장으로 바꾸기 전에 거쳐야 할 세 단계
지표는 그 자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흩어진 폭과 비교 기준, 상대 수준을 거친 뒤에야 문장이 됩니다.
평균은 가운데를 알려 줄 뿐이다
기록을 요약하는 가장 흔한 방법은 평균을 내는 것입니다. 편하고 빠르지만 평균은 가운데가 어디인지만 말해 줍니다. 매 경기 비슷하게 하는 팀과 크게 이기고 크게 지는 팀이 같은 평균을 가질 수 있고, 그 둘은 전혀 다른 팀입니다.
그래서 평균을 적을 때는 흩어진 폭을 옆 칸에 같이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표준편차 같은 정식 용어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가장 높았던 값과 가장 낮았던 값, 그리고 가운데 값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정도만 적어 두어도 착시가 크게 줄어듭니다.
평균이 같다고 두 팀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같은 평균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입니다.
흩어진 폭이 큰 팀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
폭이 큰 팀은 예측이 어렵다는 뜻이지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대에 따라 경기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팀일 수 있고, 주전 한두 명의 출전 여부에 따라 전혀 다른 팀이 되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폭이 크다는 신호를 보면 평균을 더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무엇이 그 폭을 만들었는지 갈라 봐야 합니다.
- 홈과 원정으로 나눠 보면 폭이 줄어드는지 확인한다
- 특정 선수의 출전 여부로 나눠 본다
- 상대 순위대로 나눠 보면 한쪽에 쏠려 있는지 본다
- 일정이 빡빡했던 구간과 여유 있던 구간을 갈라 본다
비교 기준선이 없으면 크다 작다를 말할 수 없다
어떤 팀이 경기당 슈팅 열네 번을 기록했다고 합시다. 이 숫자는 많은 것도 적은 것도 아닙니다. 리그 평균이 열 번이면 많은 것이고 열여덟 번이면 적은 것입니다. 기준선이 없으면 숫자는 그냥 숫자입니다.
기준선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리그 전체를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고, 비슷한 순위대의 팀을 묶어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고, 그 팀의 지난 구간을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것을 골랐는지 밝히지 않으면 같은 수치를 두고 서로 다른 말을 하게 됩니다.
| 기준선 종류 | 어울리는 질문 | 주의할 점 |
|---|---|---|
| 리그 전체 평균 | 이 팀이 리그에서 어느 위치인가 | 상하위 격차가 큰 리그에서는 가운데가 비어 보입니다 |
| 순위대 평균 | 비슷한 수준의 팀과 견주면 어떤가 | 순위는 시즌 중에 계속 바뀝니다 |
| 같은 팀의 지난 구간 | 최근에 달라진 것이 있는가 | 구간을 짧게 자르면 우연이 크게 섞입니다 |
| 상대 팀 허용 평균 | 이 상대를 만나면 보통 어떻게 되나 | 상대의 일정 난이도까지 봐야 뜻이 잡힙니다 |
| 시즌 개막 전 예상치 | 예상과 실제가 벌어졌는가 | 예상치는 추정이라 근거로는 약합니다 |
상대 수준을 덜어 내지 않으면 순서가 뒤집힌다
같은 수치라도 누구를 상대로 쌓았는지에 따라 무게가 다릅니다. 하위권 팀을 연달아 만난 구간에서 나온 좋은 기록과 상위권 팀을 연달아 만난 구간에서 나온 비슷한 기록은 같은 값이 아닙니다. 상대 수준을 덜어 내지 않고 두 팀을 나란히 놓으면 순서가 뒤집히는 일이 흔합니다.
상대 수준 보정은 어디까지 해 볼 수 있나
정교한 보정은 모형이 필요하지만 대략의 방향은 손으로도 잡힙니다. 만난 상대들의 순위를 평균 내 보고, 그 평균이 리그 가운데보다 위였는지 아래였는지만 확인해도 판단이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정밀도가 아니라 보정을 했는지 여부입니다.
BEFORE
- 수치를 그대로 나란히 놓는다
- 어느 상대를 만났는지 적지 않는다
- 구간 길이를 맞추지 않는다
AFTER
- 만난 상대의 평균 수준을 함께 적는다
- 같은 길이의 구간으로 맞춰 견준다
- 보정 전후 순서가 바뀌는지 확인한다
같이 움직였다는 것과 원인이 되었다는 것
두 숫자가 함께 오르내리면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같이 움직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세 번째 요인이 둘 다를 밀어 올렸을 수도 있고, 순서가 반대일 수도 있고, 표본이 작아 우연히 겹쳤을 수도 있습니다.
기록을 다루면서 인과를 단정하지 않는 것은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정확한 태도입니다. 함께 움직였다는 사실만 적고 원인은 열어 두면 나중에 반대되는 자료가 나와도 앞의 문장을 통째로 버릴 필요가 없습니다.
인과를 말하기 전에 확인할 것
- 시간 순서가 맞는지 본다. 결과가 원인보다 먼저 나타났다면 설명이 뒤집힌 것입니다
- 두 값을 동시에 밀어 올릴 만한 세 번째 요인이 있는지 찾아본다
- 표본을 늘렸을 때도 같은 방향이 유지되는지 확인한다
- 반대 사례가 있는지 일부러 찾아본다
토토사이트 글에 실린 지표를 읽는 잣대
토토사이트라는 이름을 단 분석 글에도 같은 세 단계를 그대로 대면 됩니다. 평균만 적혀 있는지, 비교 기준선이 밝혀져 있는지, 상대 수준을 덜어 냈는지를 차례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세 가지 중 둘이 비어 있으면 그 글의 결론은 아직 근거가 모자랍니다.
빠진 칸을 세는 일은 글쓴이를 의심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빠진 칸이 많을수록 읽는 쪽이 채워 넣어야 하고, 채워 넣는 순간 결론이 글쓴이의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상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표를 해석한다는 것은 결국 빈칸을 정확히 세는 일에 가깝습니다.
구간을 어디서 자르느냐가 값을 만든다
지표는 언제나 어떤 구간 위에서 계산됩니다. 그런데 구간을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끊을지는 대개 계산하는 사람이 정합니다. 이 선택 하나로 같은 팀이 상승세로도 하락세로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간은 값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 시작점을 사건에 맞추지 않는다감독이 바뀐 다음부터라는 식으로 유리한 사건에 시작점을 붙이면 그 구간은 이미 결론을 품고 있습니다.
- 길이를 고정해 두고 본다다섯 경기, 열 경기처럼 길이를 먼저 정하고 나서 값을 보면 구간을 옮겨 가며 고르는 일이 줄어듭니다.
- 구간을 늘려 가며 값이 어떻게 변하는지 본다다섯에서 열로, 열에서 스물로 늘렸을 때 값이 크게 흔들린다면 아직 방향을 말할 단계가 아닙니다.
- 빠진 경기가 있는지 확인한다연기된 경기나 몰수 경기가 빠지면서 구간이 실제보다 길어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간을 다루는 원칙은 하나로 줄일 수 있습니다. 값을 보기 전에 구간을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값을 본 다음에 구간을 조정하면 그것은 분석이 아니라 고르기입니다. 스스로 기록을 정리할 때도 이 순서만 지키면 자기 자료에 속는 일이 크게 줄어듭니다.
지표를 문장으로 옮길 때 지킬 어법
숫자를 다 읽었다면 마지막에는 문장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때 쓰는 어법이 결론의 강도를 정합니다. 같은 자료를 두고도 단정하는 문장과 범위를 남기는 문장은 나중에 틀렸을 때 회수해야 할 것의 크기가 다릅니다.
RISKY
- 이 팀은 다음 경기도 이긴다
- 이 지표가 높으면 반드시 결과가 좋다
- 최근 흐름을 보면 결과는 정해져 있다
SAFER
- 이 구간에서는 이런 경향이 보였다
- 조건이 비슷하면 비슷하게 나올 여지가 있다
- 표본이 늘어나면 다시 봐야 한다
오른쪽 어법이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기록을 오래 다루는 사람일수록 이쪽으로 옮겨 갑니다. 단정한 문장은 한 번 맞으면 그럴듯해 보이고 한 번 틀리면 그동안의 작업까지 함께 무너집니다. 범위를 남긴 문장은 틀려도 어디를 고쳐야 할지 알려 줍니다.
해석의 마지막 단계는 자기 문장을 다시 읽어 보는 일입니다. 방금 쓴 문장에서 숫자를 모두 지워 보고도 같은 주장이 남는다면 그 문장은 자료가 아니라 느낌 위에 서 있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숫자를 지우면 문장이 무너진다면 적어도 근거와 결론이 붙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 점검은 길게 걸리지 않고 글을 읽을 때도 똑같이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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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갈래에 놓인 다음 문서입니다. 한 편만 읽고 결론을 내리기보다 옆 문서를 겹쳐 보면 판단의 폭이 좁아집니다.